김유위 기자 = 사진_안성열 법무법인 해율 변호사

‘신문기사 쓰는 변호사’

포기하지 않는 마음으로 사회 변화를 꿈꾸다

안성열 법무법인 해율 변호사 | 법조전문기자

법치국가에서 나날이 중요도가 높아지는 직업은 변호사이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로 사회의 모든 부분이 법과 관련이 있기에, 사적으로든 공적으로든 심각한 갈등이 일어났을 때 사람들이 시시비비를 제대로 가리기 위해 혹은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찾아가는 곳은 ‘법’을 잘 이해하는 변호사라는 것이다. 현재 법률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이전에는 관련 없던 영역에서도 변호사를 다수 채용하고 있는 추세다. 이제 변호사는 매체에서 으레 접하곤 했던 법정에서 변론을 펼치는 모습뿐 아니라 다양한 모양새로 사람들의 일상 깊숙한 곳까지 들어와 있다.

법무법인 해율의 안성열 변호사는 이러한 변호사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인물이다. 그는 변호사인 동시에 법조전문기자로, 한편에선 사람을 변호하며 또 다른 한편에서는 실무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법제도와 관련된 기사를 써내며,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각각의 영역이지만 안성열 변호사의 목적은 동일하다. 사회를 더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데 힘을 보태는 것. <위클리피플>은 ‘신문기사 쓰는 변호사’라는 특별한 이력을 가진 안성열 변호사를 만나, 변호사이자 법조전문기자로서 두 배의 열정을 가지고 임하는 그를 조명해 본다.

취재·글_김유위 기자, 윤지혜 기자

변호사에게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마음’

안성열 변호사가 변호사로서의 길을 가게 만든 첫 번째 계기는 이른바 ‘화성연쇄살인사건’이다. 그는 경기도 화성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는데, 당시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살인사건이 집 주변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은 어린아이에겐 강렬한 체험이었다. 성장하면서 범죄와 법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자연스러운 전개였고 궁극적으로 법조인의 꿈을 가지게 했다. 여기에 누구든 도움을 요청하면 쉽사리 거절하지 못하고 도와줘야 하는 고유의 성품까지 더해지니 오늘의 변호사 안성열이 완성된다. 변호사만큼 사람들의 도움을 수두룩하게 요청받는 직업이 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안성열 변호사는 스토킹이나 보이스피싱, 불법 촬영 등의 형사사건과 기자로서의 실제적 경험을 바탕으로 언론사 기자들의 명예훼손 사건 등 다수의 언론 관련 사건을 주로 맡고 있다. 안성열 변호사가 변호에 임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 신념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다. 변호인은 종종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찾아온 의뢰인을 변호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직면하기도 한다. 주변에서 승산이 없으니 합의하는 쪽으로 가라고 한다거나 변호사 스스로도 이길 확신이 없을 때, 특히 의뢰인이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될 때 변론이 무슨 소용이 있나 싶어 무기력해진다. 하지만 안성열 변호사는 “변호사는 의뢰인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변호사가 포기하면 의뢰인에겐 더 이상의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의뢰인과 진정 어린 소통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며 어떤 상황에서든 이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지고 소송에 임하는 게 변호사들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마음 자세라는 것이다. 변호사의 입장에서 아무리 작고 가벼워 보이는 사건이라도, 그것을 겪고 있는 의뢰인에게는 일생일대의 큰 사건이다. 이를 매 순간 인지하며 의뢰인의 입장에서 다가갈 수 있다면 어떤 사건도 포기할 수가 없다. 의뢰인 중심의 변호. 이것이 안성열 변호사가 강조하는 ‘변호사의 일’이다.

“전 남자친구로부터 고소당했던 의뢰인이 기억에 오래 남아요. 사귀다 임신을 하게 되어 남자친구의 강요로 임신중절수술을 한 후 위자료를 받고 헤어졌는데, 그 후 전 남자친구가 의뢰인을 사기죄로 고소한 사건이었습니다. 임신중절수술을 미끼로 금품을 편취했다는 내용이었고요. 임신중절수술을 한 사실을 입증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병원에서 기록을 남기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의뢰인의 핸드폰을 디지털포렌식 해서 과거 친구들에게 임신 사실을 알린 메시지 등을 복원시켜 의뢰인 진술의 일관성과 신빙성을 적극 주장하는 것이었습니다.”

“경찰에서는 사기죄라고 혐의를 인정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는데, 검찰 수사과정에서 무고함을 적극 주장하여 결국 불기소처분을 받았습니다. 임신중절수술에다 사기로 고소까지 당하며 의뢰인이 겪은 정신적 고통이 상당해서 변호인으로서도 크게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히 좋은 결과가 나와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저도 의뢰인도 포기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결과라 생각합니다.”

신문기사 쓰며 꿈을 실현하다

이제 기자로서의 안성열 변호사를 이야기할 차례다. 법조인이 기자직을 겸하는 경우는 희귀하다. 남들이 해보지 않은 영역에 도전하는 것은 안성열 변호사가 법조전문기자로서 삶을 시작하게 만든 주된 이유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올해로 7년째 접어드는 기자로서의 시간 전체를 설명할 순 없다. 기자로서의 삶은 결코 녹록지 않았기 때문이다. 취재를 위해 때로는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도 거리낌 없이 만나야 했고 노숙이 필요한 순간도 있었으며, 심지어 작성한 기사로 인해 고소를 당할 위험에 처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자라는 직함을 유지하고 있으니 애정이 없인 불가능하겠다.

여기에는 안성열 변호사가 본래 지니고 있었던 법제도에 관한 지대한 관심도 큰 몫을 차지한다. 우리나라 법제도는 비교적 잘 만들어진 편이나 이 역시 사람이 만든 것이어서, 완벽하지 않고 허점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법조계는 이를 발견하고, 이전보다 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해나가야 할 책임을 지닌다.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 이는 안성열 변호사가 궁극적으로 바라보는 꿈이다.

하지만 어느 분야나 그렇듯 그 세계 안에만 있다 보면 허점조차 발견하지 못할 때가 있는 법. 안성열 변호사는 우연한 기회에 얻게 된 기자의 자리를 허투루 쓰지 않는다. 개선이 필요한 법제도에 관한 이야기를 기사에 담아 수면 위로 끌고 올라오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실제로 내용이 바뀐 법도 있다 하니, 변호사 안성열의 꿈이 ‘기자 안성열’에 의해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안성열 변호사는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019년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선정한 우수언론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현행 구속 제도에 대한 기획기사를 쓴 적이 있어요. 현행법상 우리나라는 구속 아니면 불구속인데 외국은 구속의 종류가 다양해요. 구속과 불구속 사이의 회색 지대에 다양한 구속 방법을 규정해서 무죄 추정의 원칙을 실현하는 거죠. 반면 우리나라는 구속의 방식이 너무 단편적이어서 구속을 곧 처벌로 여깁니다. 유죄 판결이 나야 처벌인데 말이죠. 게다가 비슷한 죄에서 누구는 구속되고 누구는 구속되지 않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고요. 그래서 이 구속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기사를 상당히 오랫동안 준비해서 써냈는데 판사님들에게 연락을 많이 받았어요. 기사가 너무 좋다고요. 실제적으로 법의 일부가 바뀌기도 했어요.”

“대법원 예규 규정에 일심에서 유죄 판결이 나오면 원칙적으로 구속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이것을 여러 번 비판을 했거든요. 그러다 이러한 비판이 받아들여져서 실형을 선고할 경우에도 구속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구속이 가능하도록 2021년 1월 대법원 예규가 개정됐습니다. 이렇게 변호사로서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사를 쓰고 실제로 영향을 끼칠 때 느끼는 보람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어요.”

여전히 꿈꾸며 노력하는 변호사

최근 법조계는 4차 산업혁명의 여파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법조인조차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법률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고 그와 함께 판례 또한 엄청난 양으로 쌓이고 있어, 이전처럼 판결을 암기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진 상황이다. 즉, 법조계가 요구하는 법조인의 역량도 바뀔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가지고 있는 다양한 배경지식을 단순히 아는 것을 떠나서, 필요한 자료를 빠르게 찾아내 자신의 사례에 접목시킬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변호사의 일이 이전보다 수월해지진 않으며, 오히려 변호사로서의 기본적인 전문성은 물론이고 해당 분야의 지식 또한 습득하고 있어야 해서 이전보다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실력 있는 변호사는 무수히 많다. 자신만의 강점을 찾아 끊임없이 갈고 닦아야, 무궁무진한 변호사의 길이 열릴 테다.

그동안 대한변호사협회 대의원, 한국청년변호사회 공보이사 등 기존의 변호사에게 주어진 영역을 뛰어넘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법제도 개선과 법률문화 발전에 힘써 온 안성열 변호사가 여전히 꿈을 꾸고 목표를 세우며 그에 합당한 노력을 이어가는 이유다. 현재 그의 새로운 목표는 미국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는 것이다. 선진국인 미국의 법제도를 좀더 심도 있게 연구하여 우리나라 법제도의 개선 및 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선데 그의 여전히 멈추지 않는 꿈과 열정이 경이로울 정도다. 이에 <위클리피플>은 진심 어린 지지와 응원을 보내며, 그가 사회에 어떤 반향을 불러올지 기대해 본다. 사진제공_안성열 변호사  기사원문 >> http://www.weeklypeople.net/view.do?seq=19320

>> profile

법무법인 해율 변호사

법조전문기자(검찰·법원·법무부 출입)

대한변호사협회 대의원

법조신문 신문편집위원

한국청년변호사회 공보이사

미국 인디애나로스쿨 동문회 사무총장

관악경찰서 민원상담 변호사

2019 대한변협 우수 언론인상

2020 한국법조인협회 우수 기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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