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내일신문 _ [김형철 변호사의 재개발·재건축 이야기] 조합설립 후 다물권자로부터 양수한 사람의 분양권 박탈은 위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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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1-09-30본문
[김형철 변호사의 재개발·재건축 이야기 (6)] 조합설립 후 다물권자로부터 양수한 사람의 분양권 박탈은 위법한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은 조합설립인가 후 1명의 토지등소유자로부터 토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권을 양수하여 여러 명이 소유하게 된 경우(이하, ‘이 사건 쟁점’)에는 양도인과 양수인들을 대표하는 1명만을 조합원으로 인정한다.
위 규정을 근거로 지금껏 정비사업조합은 다물권자였던 양도인과 그로부터 물권을 양수한 양수인들 전체를 대표하는 한 사람에 대해서만 분양권 신청권을 인정했다. 대표 조합원이 분양신청을 하게 되면 양도인과 양수인들은 각 소유 물권의 가액 비율대로 분양받은 아파트에 대한 지분을 공동으로 소유하는 것으로 처리되었다.
■ 광주고법 다물권자 양수인 개별 분양신청권 인정
그러나 광주고등법원은 2020년 1월 23일 다물권자와 양수인들이 소유자별 독자적인 분양권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을 인정하는 판결을 함으로써, 지금껏 다물권자와 양수인들에게 1개의 분양권만 제공했던 도시정비사업 실무와 정반대의 결론을 내었다.
광주고등법원이 위와 같은 결론을 내린 대표적인 이유는 대표 조합원 외 나머지 토지등소유자의 분양신청권을 박탈할 명문의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논거는 아래와 같다.
① 도시정비법은 ‘지분쪼개기’를 하는 경우 분양권을 제한하는 규정이 존재하는데, 이 규정은 그 유형을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는 것인데, 이 사건 쟁점 사안은 열거된 ‘지분 쪼개기’ 유형에 포함되지 않는다. ② 조합원 자격 규정(다물권자와 양수인 전체를 1인의 조합원으로 본다는 규정)이 나머지 토지등소유자를 분양대상에서 제외하는 의미라고 보기 어렵다. ③ 도시정비법은 ‘지분쪼개기’ 열거한 유형 외에 투기 방지 문제를 대통령령 또는 조례에 위임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광주광역시 조례에는 이 사건 쟁점 사안과 같은 경우를 분양대상자에서 제외하고 있지 않다.
■ 재산권 행사에 대한 제한은 명확한 법률의 규정을 근거로 해야
정비사업은 사업구역 내 토지등소유자가 본인의 기존 부동산을 출연하고 이후 새 아파트를 분양받음으로써 투자 회수를 하는 구조이다. 양수인 역시 양수한 부동산에 대한 출연을 계속함으로써 이후 분양권의 취득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한 구조에서 다물권자로부터 양수한 사람들에 대한 개별 분양신청권의 박탈은 소유권 행사에 대한 상당한 제한이라고 할 것이다.
정비사업조합은 조합설립인가를 득하면서 행정주체로서의 지위를 부여받는다. 정비사업조합이 이러한 행정주체의 지위에서 수립한 관리처분계획은 이해관계인에 대한 구속적 행정계획으로서 독립된 행정처분에 해당한다. 개인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행정처분에는 법률유보의 원칙이 더더욱 엄격히 적용되어야 하고, 법률에 근거가 없는 이상 그 처분은 위법하게 된다.
이 점에서 광주고법은 이 사건 쟁점 사안 관련 대표 조합원 외 나머지 토지등소유자들에 대한 분양권을 제공하지 않은 관리처분계획에 대하여 그 처분 그거를 면밀하게 살펴보았던 것은 당연한 것이고, 명확한 처분의 근거 규정이 존재하지 아니함에 따라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보인다.
■ 법률 해석을 통한 해결 보다는 입법적 해결이 바람직
현재 광주고법 판결은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마치게 되었느나, 동일한 쟁점에 대해 반대의 판단을 한 부산고법의 판결은 대법원 계류 중이다. 그리고 지난 2021년 3월 8일 소병훈 의원 등 10인은 이 사건 쟁점 사안에 대해 대표 조합원 1명이 아닌 자는 분양신청을 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도시정비법 개정안을 발의하였다.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다만, 개인의 기본권과 직접 관련된 사항을 법 해석을 통해 제한하는 내용을 창설하여서는 안된다는 점과 정비사업 전반에 관한 통일적 관점에서 봤을 때, 이 사건 쟁점 사안은 법률 해석을 통한 해결 보다는 입법적으로 근거 규정을 만들어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법무법인 해율 김형철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