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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로톡뉴스 _ 마포구 교제폭력 사망사건, 살인죄 공소장 변경 위해 필요한 열쇠는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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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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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교제폭력 사망사건, 살인죄 공소장 변경 위해 필요한 열쇠는 '이것'

로톡뉴스 강선민 기자

mean@lawtalknews.co.kr

상해치사 혐의로 이뤄진 첫 공판...살인죄로 공소장 변경하려면 어떤 단서 필요할까

상해치사로 가중처벌 받아도, 살인죄 형량엔 못 미쳐

'마포구 교제폭력 사망사건'의 가해 남성이 지난 4일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안동범 부장판사)에서 첫 재판을 받았다. 무차별적인 폭력 끝에 피해자가 사망한 지 80일 만이다.

재판을 통해 가해자가 합당한 죗값을 치러야겠지만, 시작부터 엄벌에 한계가 있을 거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에게 주어진 혐의가 '상해치사'이기 때문. 피해자를 죽일 생각까진 없었지만, 상해를 입히다 보니 결과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죄목이었다.

이에 대해 피해자 유족 측은 "살인죄로 공소장을 변경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사람을 바닥으로 끌고 다니며 상해를 계속 입혔고, 119 신고를 정확하게 하지 않아 피해자가 목숨을 구할 기회를 앗아갔다는 이유에서였다.

살인죄 물으려면⋯사람을 죽게 한 '결과'뿐 아니라 '고의'까지 입증해야만 한다

추가로 공개된 CC(폐쇄회로)TV 영상을 보면, 가해 남성이 건물 1층과 8층을 오가며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계속 끌고 다닌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검찰이 밝힌 공소장에도 "4차례에 걸친 폭력 행위로 머리뼈와 뇌, 목에 손상을 가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돼 있다. 피해자가 폭력을 당하며 생명과 직결되는 신체 부위들에 상해를 입었고, 이로 인해 사망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이 모든 정황에도 불구하고 살인죄를 적용하기 위해선 한 단계가 더 필요했다. 바로 '살인의 고의'다. 이번처럼 흉기 등이 사용되지 않은 폭행 범죄에선 "때려서 죽이려 했다"는 고의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검사 출신인 하나 변호사(법무법인 명재)는 "현재 단계에서 공소장 속 혐의를 살인으로 바꾸는 건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추가로 확인된 CCTV에서 피해자를 무자비하게 끌고 다닌 점이 인정돼도, 그렇다고 했다. 이 점이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을 바로 입증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어 하 변호사는 "살인 혐의로 변경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피고인이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수십 분간 끌고 다니며 구호 조치를 하지 않은 부분을 파고들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명백하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음을 입증할 수 없다면, 반대로 피고인이 했어야 하는 의무를 다하지 않아 살인이라는 결과가 발생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법무법인 해율의 김형철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김 변호사는 "폭행 이후에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끌고 다닌 사실만으로는 살인의 고의를 모두 입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피해자가 의식을 잃기 직전까지 이뤄졌던 폭행의 수준과 정도를 밝혀내야 한다"고 했다.

"예컨대 피고인이 피해자의 머리를 수회 발로 밟았다거나, 의식을 잃은 이후에도 반복해 구타하는 등의 추가 행위를 했음을 입증해야 (살인죄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김 변호사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는 현재까지 공개된 CCTV에선 드러나지 않은 정황이다.

다만, 심앤이 법률사무소의 심지연 변호사는 살인죄로 고소장 변경이 가능하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 심 변호사는 "여러 장소에 걸쳐 무차별적인 폭행이 반복해 이뤄졌고, 피를 흘리며 장시간 의식을 잃고 쓰러진 사람을 끌고 다니며 유형력을 행사한 걸로 보인다"며 "이는 최소한 가해자에게 피해자가 '죽어도 괜찮다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심 변호사는 "이러한 사실관계를 재판부에 중점적으로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처럼 공소장 변경까지 추가로 입증해야 할 요소들이 많지만, 유족 입장에서 '살인죄' 적용이 되어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상해치사 혐의만으로는 아무리 형을 가중하더라도, 처벌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사람을 죽게 만들었다는 결과는 똑같아도 두 혐의에 적용되는 형량은 두 배 이상 차이가 벌어진다.

상해치사에 대한 기본 양형기준은 징역 3년~5년이다. 여기에 가중처벌이 이뤄지더라도 권고되는 형량은 징역 8년까지다. 살인죄가 기본적으로 징역 10년~16년 사이로 처벌이 이뤄지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결국 상해치사죄로는 아무리 엄벌에 처하더라도 살인죄의 가장 가벼운 형벌 수준에 그치는 형국이다.

기사원문 >> https://lawtalknews.co.kr/article/ZTQYADAP3T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