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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메디컬 업저버] 소화기내시경 진단오류, 의료분쟁소송 비화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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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3-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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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연관학회 국제학술대회(KDDW 2023) 16~18일 개최

진단오류, 명확한 정의·데이터 바탕으로 예방 전략 수립해야

의료분쟁소송 49% 부적절한 의사소통 관련…내시경 시술 시 환자와 소통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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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소화기내과에서 발생하는 진단오류를 줄이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정의와 원인 분석을 토대로 예방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더불어 의료분쟁 소송이 자주 발생하는 내시경 시술 시 환자와의 의사소통 필요성이 강조됐다.

서울아산병원 이재호 교수(응급의학과, 대한환자안전학회 회장)는 16일 그랜드 워커힐 서울 호텔에서 개최된 Korea Digestive Disease Week 2023(이하 KDDW)에서 이러한 내용을 강조했다.

진단 오류는 ▲의도치 않게 지연되거나, 잘못되거나, 놓친 진단 ▲진단 프로세스의 실수 또는 실패 ▲오진과 관련된 예방가능한 위해 ▲환자의 위해와 상관없이 가용한 증거를 바탕으로 정확하거나 시기적절한 기회를 놓친 경우 ▲환자의 건강 문제에 대한 정확하고 시기적절한 설명을 확립하지 못해 환자에게 전달하지 않은 경우 등으로 정의된다.

이재호 교수는 "정의를 하고 나서도 여전히 진단 오류가 무엇인지는 아직 합의가 안 된 상황"이라며 일반적으로 느끼는 진단 오류와 연구에서 이야기하는 진단 오류는 다르다. 진단을 언제까지 못했을 때가 진단 오류인지 명확한 합의점이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안전사건을 분석하면 그 중 진단오류가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며 "문제는 진단 오류가 의사의 자아 정체성, 수치심과 관련이 있어 의사들이 시스템 개선을 요구하기 보다 스스로의 정확성을 개선하려고 집중하는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진단 오류의 85%가 임상 판단 실패에 기인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국내 진단오류에 대한 데이터가 많지 않아 원인 분석이 제대로 된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소화기 질환 및 내시경 시술관련 진단오류 자료가 부족해 제대로된 원인 분석 및 영향 분석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진단 오류는 보건의료의 모든 전문 분야와 영역에서 나타날 수 있는 보편적인 문제다. 대체로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큰 투명성이 요구되며 이를 위해 표준화된 정의, 근본 원인 파악, 오류 평가를 위한 일관된 방법이 필요하다.

의료분쟁 가능성 높은 진단오류, 예방책은?

진단 오류는 의료분쟁 소송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제가 알기로 진단오류는 내과 의료분쟁소송에서 2번째로 많은 원인"이라며 "최근 자료에 의하면 암, 혈관질환, 감염에서 의료분쟁 소송이 제일 많다"고 설명했다.


진단 오류는 주로 인지 오류와 편향 때문에 발생하며 여기에는 의사의 지식 부족과 부적절한 데이터 수집 등이 기여한다. 특히 시술 관련 의료분쟁소송에는 병변을 놓치고 합병증을 인지 못하는 경우나 대장내시경 시 천공을 적절하게 인지하고 관리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진단 오류를 예방하려면 임상지식과 경험 개선을 통한 임상전문성 향상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인지편향성을 제거하는 방법이나 인지 고정과 오류 이론에 대한 교육, '천천히 적절하게' 시행하는 감속 전략 등이 방법으로 꼽힌다.

그러나 대부분 방법의 효과가 크지 않아 교육과정에서부터 꾸준한 교육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체크리스트, 진료지침, 알고리즘 등이 간단하면서도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도 객관적으로 의료진을 지원해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내시경 시술 시 환자와 의사소통 필수

이날 발표에서는 실제 발생한 진단오류 및 의료분쟁 사례 분석이 이뤄졌다. 그 중에는 지난 2013년 발생해 언론에서도 많이 보도된 '풍선탐폰법 시행 후 경과관찰 소홀로 인한 저산소성 뇌손상' 사례가 포함됐다.

해당 환자는 병원 방문 초기 혈압이 낮고 맥박이 빨라 1시간 만에 바로 내시경에 들어가는 등 빠른 대처가 이뤄졌다.

이후 의료진은 식도 정맥류 출혈 소견으로 식도정맥결찰술을 시도했으나, 병변 부위에 섬유화 변성이 동반되면서 식도정맥결찰술 대신 풍선탐폰법을 시행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환자 측은 의사가 결찰술 또는 내시경 주사 경화요법 등 다른 수술을 고려하지 않았으며, 풍선탐폰법의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교수는 "환자 측 이야기는 즉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와 같다"며 "의사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응급실에 대장내시경 후 천공으로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어떤 분은 안정된 상태로, 어떤 분은 화가 나서 오신다"며 "차이는 시술에 대한 안내서는 받았지만 설명은 듣지 못한 경우와, 의료진에게 이해할 수 있는 설명과 권고를 듣고 오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날 소화기내과 의료분쟁에 대한 대응을 주제로 강의한 법무법인 해율의 박다래 변호사 역시 같은 부분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박다래 변호사는 "내시경 분야의 특징은 간단한 시술처럼 설명돼 환자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온다는 점"이라며 "그러나 출혈, 천공, 심정지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환자들은 간단한 시술로 생각하고 왔으나 부작용이 있을 경우 의료 과실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내시경의 경우 환자와의 라포 형성 기간이 짧은 점도 분쟁과 관련이 있다"며 "라포가 적어 분쟁 해결에 어려움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재호 교수는 이를 바탕으로 진단오류로 인한 의료분쟁소송을 막기 위한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의료분쟁소송 49%가 부적절한 의사소통과 관련이 있으며, 이 때문에 사전동의, 합병증 및 부작용 안내, 사후 관리와 재방문을 통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의료과실은 법적이고 사회적인 판단으로 의학적 판단과는 관련이 없다"며 의무기록, 사진, 표시, 주석 권고 등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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